[모임 후기 ]모임(9) Community, Maketh, Man : 정들었던 우리 남자들의 모임의 끝에서 (by. 공모원 이준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의 기준은 뭘까요? 

숨만 쉬는 상태? 정말 아무 생각 안하기? 나를 잊을 정도로 많은 생각에 몰입하기? 세상 가장 쉬운 행위처럼 말하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를 떠올릴 때, 저마다 다른 생각과 차이가 있습니다. 외로움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로 가지각색의 색깔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이번 모임을 통해 배웠습니다.



  < 하나의 새로운 기록이 된 우리들의 모임>


1. 치킨으로 시작하는 공익활동?!

  "첫 만남은 공모장을 집 근처 치킨집에 앉아서 보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1회차 모임을 부득이하게 불참하여 공모장이 직접 집근처로 찾아와 1회차 때 못한 이야기를 들어주고, 다른 공모원들의 이야기들을 먼저 나누어주었습니다. 커뮤니티를 제법 해보았는데, 이렇게 공모장이 직접 찾아와서 1대1로 만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이런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이 공모장이라니, 뜨거운 치킨과 함께 저는 마음이 두근두근 하였답니다. 앞으로 외로움을 나누고 또 공유받을 수 있다면 나의 작은 외로움과 이별할 수 있지 않을까요?


2. 만나면 좋은 친구

  그렇게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 처음 방문하여 반가운 얼굴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연찮게도 다른 모임에서 얼굴을 봤던 분도 있었고, 처음 뵙는 분들도 있어서 1회차 때 못했던 자기소개와 함께 오늘의 감정을 고르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하였습니다. 

                                                                                                < 언제나 떨리는 첫모임 >


  제가 고른 키워드는 ‘두려움’과 ‘흥미’였습니다. 항상 재밌는 걸 찾아 다니느라 이곳저곳 모임은 많이 나가지만, 막상 1:1로 만남을 시작해보거나 소개팅에 나가는 것은 두려워했던 저의 감정을 공유했고, 그런 저의 두려움을 발견함과 동시에 제가 겉으로는 밝게 보이려 애쓴다는 것을 공모원들과 이야기 나누며 깨달았습니다. 

  흔쾌히 건네주신 좋은 조언들과, 다른 공모원들의 삶의 고민과 외로움들, 또는 남들을 부러워하며 느꼈던 상대적 박탈감, 스스로에게 엄격하게 대하며 혼자서 자책하게 되는 경험 등 다양한 경험을 나누었고 이번 모임을 통해 우리가 각자 가진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 소소하게 이야기 나누던 시간들이 쌓였다. >


  저는 평생 다른 사람과 공연을 본 적이 없이 혼자서 보던 연극을 같이 보고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고, 공모장이 도와주어 같이 대학로에서 ‘박열’을 보고, ‘나는 목숨을 바쳐 할 무언가가 있는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연극을 혼자 감상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같이 관람하고 감상을 공유할 수 있다는 건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공모원 중 한분은 식물 키우기에 도전했는데, 공유해주신 식물 키우기는 생각보다 더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저도 예전에 당근을 키워보기로 하였는데, 관심 부족으로 금방 죽었거든요, 식물 키우기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커다란 식물을 보고 집에 오면 이 친구가 나를 반기는 것 같다는 공모원분의 말이 정말 크게 공감되었습니다.


 

< 식물 키우기, 혼자 영화 보기 등의 도전 >


  이외에도 혼자서 영화를 보러 다녀온 공모원의 감상을 나누기도 하고, 오래 연락을 끊었던 단톡방에 다시 소식을 전해 기쁜 일이 있었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용기내어 새로운 도전을 완수한 공모원들에게 서로 박수를 보냅니다.

  마지막 회차 모임 때는 제가 근무하는 공릉동 웰컴센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공모장과 공모원이 놀러와서 도깨비시장에서 맛있는 칼국수도 먹고 즐겁게 이야기도 나누며 공식적인 모임의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 마지막 회차 모임 > 


  남자들의 모임이 재밌을까, 어떻게 진행될까 궁금했는데 모임에 참여해보니 크게 무언가를 하지는 않았어도 서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공유한 시간을 통해 외로움이 조금은 덜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모임을 만들어준 공모장과 함께한 공모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님을 이 모임에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느끼게 해주었고 정기 모임이 마무리 되는 것은 아쉬웠지만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함께하기로 하였습니다. 

         

외로움과 결핍은 채우고 극복하기보다 그저 더불어 살아가며 배우고 희망하기를.

                                                       

📝작성 : 모임(9) Community, Maketh, Man 공모원 이준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