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려는 마음이 활동가성이라고 생각해요"

    HRD, 교육 활동가의 시선으로 보는 활동가의 성장   

<성장으로 성장하기> 조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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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으로 성장하기> 개인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활동가의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성장으로 성장하기'를 활동의 중요한 키워드로 가지고 있는 모임 호스트 조민지님과 모임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들어보았습니다.    


<성장으로 성장하기> 모임이 마무리되었네요. 마무리한 소감이 어떠신가요?

 

끝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끝났네요(웃음). 사실 업무에 도움이 되실까? 모임에 즐겁게 참여하고 계실까? 이런 생각을 계속 하다보니 회차를 진행할수록 걱정이 되기도 했거든요. 전체 모임을 마무리하고 나서는 좀 더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방식에 대해 회고해보기도 했고요. 개인적으로는 기획한 주제에 맞게 내용을 만들고 제 업무에 대한 리마인드도 할 수 있는 기회여서 성장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성장으로 성장하기’ 모임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성장’이 민지님에게 중요한 키워드인 것 같아보여요.

 

저는 ‘성장하려는 마음’이 활동가성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하는 일이 변화를 만들고 끄집어내고 들여다보는 일이잖아요. 그런 차원에서 성장이라는 키워드는 제 직무이기도 하지만 활동가로서 갖춰야 할 핵심역량의 요소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계속 하고 있어요. 그래서 활동가들의 잘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무척이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 장점을 강점으로 강화시키는 활동에 만족감을 느낍니다.

 

모임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간단하게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총 5회로 기획했는데 4-5회는 합쳐서 진행하게 되었어요. 우선 첫 모임에서는 교육 운영이나 업무에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걸 바탕으로 우리가 같이 해볼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찾아보게 되었어요. 자연스럽게 ‘평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요. 교육 진행하고 만족도 조사만으로는 측정하기 어려운 ‘어떻게 하면 잘 성장했다고 할 수 있나’에 대한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죠. 그래서 두 번째 모임에서는 각자 진행하고 있는 평가지/설문지를 가져와서 함께 살펴보고 평가요소나 방식에 대해 어떤식으로 개선해볼 수 있을지 리뷰 했어요.

 

세 번째 시간에는 교육 트렌드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특히 ATD(Association for Talent Development)라는 HR 국제 컨퍼런스에서 다룬 키워드를 중심으로 각자 조직에서 어떻게 사용/적용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코로나 시대라서 자연스럽게 온/오프라인 교육의 차이, 효과성에 대한 이야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에는 ‘끌리는 교육 제목’에 대해 대화했어요. 마케팅, 카피라이팅 관련 책도 참고하고요. 실제 다른 활동가분이 진행할 교육 제목을 같이 정해보기도 하고요. 어려운 주제라 매력적인 제목으로 끌어내기 어렵더라고요. 어떤 제목으로 하셨을지 궁금하네요(웃음). 그리고 신입 활동가의 성장 여정에 따라 필요한 역량과 교육 단계에 대해 정해봤어요.

 

성장 여정에 따른 역량을 다룬 게 흥미롭네요. 어떤 역량이 도출되었나요?

 

활동가에게 필요한 공통 역량을 세 가지 도출해서 이걸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을 어떻게 만들면 좋을까 이야기 했어요. 각 항목별로 2-3개 교육 제안을 해보기도 하고요. 역량은 메타인지, 실행력, 나머지 하나는 단어로 정확하게 정의하지는 못했는데 과정에서도 가치를 중요하게 느끼는 것. 가치를 찾아가는 능력으로 정리를 해봤어요.

 

역량을 다루는 교육이라 하더라도 예를 들어 ‘메타인지가 중요하니 강사를 찾아보자’로 넘어가는게 아니라 그 역량을 잘 강화시키기 위해 좀 더 단계적으로 생각해보는거죠. 스스로를 이해할 수 있는 강점 진단하는 것부터 타부서와 협업포인트 찾기, 외부 네트워킹 운영까지 이런식으로 확장해 나가는 방식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해도 좋겠다. 이런거죠.

 

역량을 도출해서 교육을 설계하거나 여정에 맞게끔 단계를 기획하는 방식을 같이 고민하신거네요.

 

네. 각 조직에서 생각하는 활동가에 대한 정의나 핵심역량도 다를 수 있고 추구하는 인재상도 다를수도 있죠. 저희가 이야기해본건 ‘우리가 생각한 활동가는 이런 공통적 역량이 있으니 여기서부터 교육을 시작해봐도 좋겠다’ 생각한거죠. 이런 방식으로 공통 합의를 만들고 과정을 만들어내는 전체 과정을 해보는게 재밌었어요. 좀 더 단계적으로 생각해보게 되기도 하고요.


카톡방에서 서로 조언을 얻거나 자료를 공유하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실제 직무와 연결된 모임이어서 그런걸까요?

 

아무래도 그렇죠. 어떻게 보면 조직 밖의 외부 동료 같은 느낌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저희는 모임 구성원만 있었지만 영리쪽에 특히 오픈 카톡방이나 커뮤니티도 직무별로 많잖아요. 그 안에서 가끔 비영리 인사담당자 분들의 사연도 보게 되는데 그런 고민을 같은 영역에 있는 사람들과 나눌 수 있으면 어떨까 싶기도 하더라고요. 그런 측면에서 비슷한 직무를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확장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당신 옆의 활동가>는 커뮤니티 개념을 모임으로 구현해보았는데요. 활동가들에게 모임이 왜 필요한걸까요?

 

마지막 모임에서도 활동가 역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지만 활동가들은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잖아요. 가치나 비전도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해서 방향성을 조율하거나 재정비하는 게 필요한데 한 조직에만 있으면 시선이 좁아지는 것 같아요. 동시에 일을 잘 하고 싶어하는 니즈가 있는 사람들이다보니 좀 더 직무적이거나 공통의 목적을 가진 커뮤니티가 있을 때 시선을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느슨한 관계를 넓히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고요.

 

모임의 호스트 역할을 맡아본 경험은 어땠나요? 다른 활동가들에게도 추천할만한가요?

 

스트레스였어요(웃음). 적당한 텐션을 불어넣어주는 스트레스요.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다른 활동가분들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저희 모임만 봐도 다 하실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저는 리더십 책 모임에 들어가 있다가 세부 리더십 책 모임을 만들어서 반년정도 운영해봤어요. 여성 리더가 되고 싶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리더십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모여보니 다양한 구성원으로 꾸려졌어요. 그래서 공통적으로 다룰 수 있는 이야기를 먼저 다루고 여름방학을 가진 후에 직장인, 셀프 리더십이나 동기부여가 필요한 사람처럼 더 주제를 세분화해서 다뤄볼 예정이거든요. 이런식으로 내부에서 생긴 니즈를 파악해서 새롭게 운영할 때 반영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네요.

 

필요하다면 사람들을 모아서 같이 공부하고 나누는걸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구체적 계기같은게 있을까요?

 

원래는 혼자하는걸 좋아했어요(웃음).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서 지식 외에 얻을 수 있는 걸 경험하게 되면서 커뮤니티에 들어가거나 만들어보거나 했던 것 같아요. 커뮤니티를 경험하고 그 안에서 효능을 느껴보면 좀 더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적극적으로 내가 이런 모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니 직접 해보겠다! 이런 태도가 멋있었거든요.

 

저한테는 이게 어려운 게 아니에요.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안되면 어쩔 수 없고’ 그런 마인드 있잖아요. 그런 성향이 좀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꼭 성향이 아니더라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모임을 열 수 있도록 하려면 개인의 니즈와 공적으로 쓸 수 있는 니즈를 엮어주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생각으로만 남지 않게 기획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해주고요.

 

함께한 활동가들로부터 어떤 인사이트를 얻었는지 궁금해요.

 

이번 모임을 하면서는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어요. 조직 내에서는 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해보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실제 니즈에 대한 이야기나 일할 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어려운지 이야기 할 수 있었어요. 이야기를 하다보니 ‘내가 어떤 부분을 어려워하고 뭐가 안되더라’ 이걸 스스로 인지하게 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것도 저한테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여러 사람이 다양한 해석과 의견을 주시니까 그 자체로도 좋았어요. 특히 활동가 역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요.

 

함께해주신 분들에게 ‘성장으로 성장하기’ 모임이 어떤 의미나 경험으로 남기를 원하시나요?

 

업무가 그래도 조금 더 할만하네? 이런 느낌을 한 군데서라도 받아가면 좋겠어요. 기획을 설득해야 하기도 하고 승인받기도 해야되는 절차들이 있는 상황에서도 좀 더 자유롭게 ‘이런식으로 생각해보는 것도 가능하네?’ 이런 아이디어도 얻고요. 무엇보다 재미있는 경험으로 남으면 좋겠네요. 재미와 도움!

 

<당신 옆의 활동가> 다음 시즌이 생긴다고 하면 다시 모임을 열어볼 마음이 있으신가요? 커뮤니티를 지속하기 위해 세심하게 들여다봐야 하는 게 뭐가 있을까요?

 

똑같은 주제를 또 열어보는 것 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리더십 책 모임의 연장으로 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어요. 직무적으로 모임을 꾸려도 좋을 것 같고요. 아직 구체화된 아이디어는 아니지만요(웃음). 좀 더 가벼운 모임으로 같이 줍깅하러 가거나 이런 모임도 좋을 거 같아요.

 

다음 시즌이 있다면 모임을 통해 어떤 아웃풋이 나오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정해 놓고 진행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무엇을 같이 만들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얻어간다.’가 더 명확하면 사람들도 더 매력적으로 느끼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