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미식클럽에 가서 보니

연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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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어떻게 먹고 있나요? 오늘 하루 나와 지구를 위해 먹은 음식이 있었나요?😃 기후미식클럽에서는 지구에게 다정한 기후미식가에 한 발짝 가까워지는 활동을 했습니다. 연흥숙님의 글을 통해 여러분도 기후미식가에 좀 더 가까워져 보세요! 


모임 첫날, 클럽에 가 보니 연령대가 젊은 편이다. 조금 늦었다.

눈인사하며 들어가 빈자리가 있어 얼른 앉았다. 웬걸 내 옆자리 친구가 소개를 마치고 앉으면서 방금 앉은 나를 지목했다.

 

'어머 이렇게 시계방향에 내가 앉았구나.'  후회스러웠다😂.


멋쩍은 표정으로 구부정하게 일어서서, 쪼그라드는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저는 새로운 것 배우기를 좋아하는 80대 할머니랍니다. 그래도 저를 ‘숙이’라고 불러 주세요“라고 했다. 모두 우와-하고 웃으면서 반겼다. 얼른 앉으면서 올 곳을 잘 찾아왔나? 하면서 다시 한번 휘둘러 봐도 80대는커녕 60대도 없어 보인다. 잘 어울려서 대화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책상 위에 노끈으로 맨 책 한 권과 기후 미식 클럽 노트가 있었다.

모임장인 미진님이 모임 소개와 시간표를 설명했다. <기후미식> 책도 선물받았다.

기후미식노트에 적혀 있는 모임 시간표 



모든 모임은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면서 기후미식당에서 함께 식사도 하고, 식물 식품을 나눠주고, 해 먹어보고 마지막 주에 한 그릇씩 만들어 가지고 와서 먹으면서 평을 하는 과정으로 재미있어 보였다.

 

첫 모임에서는 서로의 식습관 이야기로 오래 만난 사이인 듯 친해졌다. '어제 하루 어떤 음식들을 먹었는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이고 이유는 무엇인지', '나의 소울푸드는 무엇인지' 등 노트에 적힌 질문에 답을 먼저 적어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모임장인 미진님의 설명을 듣고 나서 고쳐쓰기도 했다. 예를 들면 소울푸드를 빈대떡이라고 기록했는데, 설명 후 김치, 밥으로 수정해서 발표했다. 난 소울푸드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생각했는데 안 먹고는 못사는 음식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저녁 7시에 시작해서 9시까지 2시간 동안은 서로 말하기 바쁜 시간이었다. 숙제도 있었다. 기후미식노트에 오늘 8월24일부터 다음 주 목요일 모임날까지, 식단을 기록하고 자평하고 그날의 기분 표시를 하는 것이다. 책은 4회에 걸쳐서 나누어 읽어 오라고 한다.

 

서둘러서 가방을 싸서 나갈 때는 이 빌딩 문을 잠글 시간이다. 전철에도 사람들이 많지 않아 앉아서 오면서 ”왜 이제 이런 공부를 하고 있지? 난 식품영양 강의도 들었고, 조리 실습도 한식, 중식을 학교 때 배웠는데. 그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발전은 유니세프, 유네스코 아태교육원에서 항상 교사 연수를 한 과목이었는데….“ 얼마 전부터 냉장고의 언 고기를 꺼내서 음식을 해 먹기 싫어하게 되었다. 녹으면서 피 국물 씻는 것이 꺼려졌다. 난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 단백질도 잘 섭취해야 하니 전적으로 채식주의자는 아니고 붉은 살코기를 대체하는 단백질 식단을 꾸며 보는 방향으로 이번 모임의 목표를 정했다.

 

8월 26일 토요일과 27일 일요일 식단 평가지수.


본래 목요일은 영어 성경 공부를 하는 날이라 바쁜 날인데 마침 여름 방학이라 기후 미식 책도 읽고, 식단도 기록도 여유롭게 할 수 있었다. 이 노트에는 식사 시간을 기록하는 대목이 있다. 난 좀 늦게 일어나서 아점을 먹었는데 아침을 일찍 먹게 되었다. 왜냐하면 점심 식단도 기록해야 하니까. 하루 2끼를 보통 먹다가 3끼로 변하고 저녁 식사 시간도 6시로 당겨졌다.


8월 27일은 아들과 외식을 한 날이었다. 아들이 “엄마 뭐 드실래요?” 묻고, 나는 메뉴를 보고 “쇠고기 버섯 샤브”라고 했다. 기후 미식 시작을 한 지 2일째인데.. 쇠고기를 먹을 수 있을 때 먹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기후 미식 점수는 아침엔 국수, 점심엔 오트밀과 바나나 파스타를 먹었지만, 쇠고기로 내가 나에게 20점을 주었다. 그리고. “단백질 집착이 재앙을 부른다 (이의철, p.102)“ 중 하루 단백질 20~22그램의 섭취해도 된다는 덴마크의 의사이자 생리학자 미겔 힌드헤데와 그의 동료 예일대 레셀 치텐든의 하루 40그램 미만으로도 건강하다는 보고와 우리가 알고 있는 60그램의 차이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를 고민했다.


샤부샤부를 먹으니 배가 불러서 볶은 밥을 싸 와서 다음 날 저녁에 먹었다. 그래도 이날은 50점을 주었다. 남긴 음식을 싸 와서 먹은 점도 있지만 어제 보다는 아침, 점심 그리고 간식을 챙겨 먹었기 때문이다. 나의 일주일 요약 아니면 평가에 “공부와 입맛은 다르구나” 라고 적었다. 공부하고 실행한 일은 주방에 가스레인지 가스를 차단하여 탄소를 줄인 것이었다.


두 번째 모임 기후미식당

기다리던 식당가는 날이 왔다. 을지로 3가에 있는 지금 여기가 맨 앞 식당에 모였다. 사전에 우린 서로 알고 있는 기후미식당 3개, 대안부엌풀 (망원), 남미프랜트(사당), 지금 여기가 맨 앞 (을지로) 중 제일 투표수가 높은 곳으로 왔다. 찾기가 매우 힘든 입구였다. 의외로 올라가 보니 아담한 편이었다. 식당 이름이 마음에 들었다. 여기가 기후 미식의 맨 앞이란 뜻이겠지.

메뉴는 다양한 데 한 사람이 한 가지씩 주문해서 나눠서 맛을 보았다.



함께 먹은 음식들




육류가 없어도 모두 입맛에 맞았다. 이렇게 해 먹을 수 있는 식단이 많이 있다면 가정에서도 해 먹을 수 있겠다. 그러나 대부분이 양식 형태인 점이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 안을 자세히 둘러보니 비건 관련 도서가 꽤 많이 진열돼 있다. 그중에 본 식당 주인 인터뷰 기사를 보니 아주 젊은 분으로 어머님이 식당을 하셨고, 본인은 열심히 배워서 기후를 생각한 식당을 운영한다는 건실한 청년이다.

다음 주 모임에는 식재료를 나눠 가져갈 용기나 비닐 등을 가져오라고 한다. 


세 번째 모임 

기후 미식 식당에서 먹은 음식과 관련된 음식 만들기 대화를 나누고 자연식품을 나누어 받아 왔다. 책에서 쌀. 채소의 1일 사용 분량을 읽은 후 쌀 90그램을 달아보니 쌀 계량컵에 반도 채 안되는 것을 알았다. 가지, 애호박도 달아서 식사를 준비하니까 호박 한 개로 여러 가지 식사를 준비할 수 있었다. 가져온 식재료로 된장찌개와 채소 밥을 지어서 맛있게 먹었다.


 



네덜란드의 기후미식 식이 지침에 의하면 1주일 동안에 육류는 2회, 1회 불고기 100그램 미만, 양계 기타는 200그램으로 정했다. 달걀도 주 3회로 나와 있다. 거의 매일 아침 달걀을 먹는 나는 좀 줄이기로 했다. 군 달걀을 사서 국이나 부침을 하는 것을 억제했다. 달걀 먹는 것을 줄이다 보니 단백질 보충이 어렵게 된다. 통곡물 밥을 먹어서 보충하고 콩자반을 만들어 먹었다.

 

기후미식 3주째 접어들면서

1. 자연식품 요리를 위주로 한다.

2. 설탕, 소금, 기름 붉은 살코기 줄이기 (적극적으로)

3. 시장에 가기 전에 식단을 먼저 계획하기

일주일 단위 식단 작성 및 가계부 고려

4. 프라이팬을 사용할 때 기름 대신 물로 익힌다.

5. 생활을 규칙적으로 살자. 가상, 식사, 취침 시간 등

6.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하지 말자.

7. 옛날식으로 쌈이나 채소를 많이 먹자.

8. 전통 요리 방법으로 식사를 준비하자.

 

이렇게 쓰고 보니 기후 미식이란 태초에 하나님이 창조한 세상을 덜 망가트리고, 망가진 곳을 고치려고 다독거리고, 망가질 위험이 있는 곳에 손을 보는 예방책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마지막 모임 

삼각지역 근처에 있는 ‘어스어게인’이란 곳에 갔다. 우와 그룹이 모여서 음식을 만들어서 먹을 수 있는 조리 공간과 식탁 그리고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는 곳이었다.

 

모두 가방을 두둑하게 들고 기쁜 얼굴로 모여들었다. 한 상이 좁을 정도로 다양하면서 조촐한 상차림이 알록달록 펼쳐지니 정말 4주 동안 공부한 마지막 소산이란 생각에서 뿌듯했다.

우리가 만든 기후미식 상차림



나는 오트밀을 주로 한 케이크를 만들어갔다.


 

나의 기후미식 음식 만들기 : 오트밀 케이크


고마리님이 준비해온 기후 관련 그림책을 다정하게 읽어주었다.


 

기후미식과 관련된 책을 가져와 읽어주었다


마지막으로 설거지를 하기 전에 구체적인 실천 목표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서로 나누며, 생각을 보태주면서 4번의 만남을 아쉬워하면서 다시 모여 연구할 기회를 달라고 부탁하며 헤어졌다. 처음에 어색했던 나의 나이 차는 어디로 언제부터 씻겨졌는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모두 별칭을 사용해서 그랬나 싶기도 하다.

우리들의 이름표도 각자 집으로 


더운 여름에 땀을 흘리면서 기후 미식으로 머리를 조여 짜던 날이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얼굴도 목소리도 모두 다시 보고 듣고 싶었는데 다시 모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카톡으로 왔다. <당신 옆의 공익활동 네트워킹 파티>를 신청하란다. 나는 보자마자 신청했다. 올해 우리처럼 열린 모임이 다섯 개나 있었다. 다음달 9일을 기다려본다. 


1. 7월은 쓰다: 일기와 일지 그 어딘가

2. 체험! 삶의 식물: 도심 속 식물 친구 만나기

3. 디지몸SOS: 몸이 무너진 디지털 인류를 구출하라!

4. 기후미식클럽: 나와 지구에게 다정한 기후미식가 되기

5. 화장품 과대포장, 너를 뜯어볼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파란 하늘 유산을 7대 후손에게 물려주기 (모금활동)”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발전이란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모든 환경의 혜택을 7대 후손도 똑같이 누릴 수 있도록 환경을 보존하고 아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장구한 기간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이 많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모금하여 오늘 우리가 펑펑 쓰고 있는 물도, 푸른 하늘도 사과도 다 우리 7대 후손이 먹고 마시며 살 수 있기를 바란다. 가뭄으로 홍수로 먹을 것이 부족하여 배고파하는 후손들이 없게 되기를 소원한다. 


연흥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