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sick 대신, 기후미식!

완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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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어떻게 먹고 있나요? 오늘 하루 나와 지구를 위해 먹은 음식이 있었나요?😃 기후미식클럽에서는 지구에게 다정한 기후미식가에 한 발짝 가까워지는 활동을 했습니다. 완두님의 글을 통해 여러분도 기후미식가에 좀 더 가까워져 보세요! 


저는 축구 경기가 있는 날엔 치킨에 맥주, 명절이면 갈비찜을 꼭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김치찌개 하나를 끓여도 참치 김치찌개를 끓이고 밥상에 고기가 없다 싶으면 통조림 햄이라도 구워 올려야 직성이 풀리는, 아직도 한국에서 ‘보통’이라고 표현되곤 하는 육식 가족. 당연히 주변 다른 가족들의 식단도 비슷했습니다. 간혹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입맛에 맞지 않아서 덜 먹는다는 사람은 봤어도 그건 취향의 문제일 뿐, 육식의 문제점 때문에 채식을 한다는 개념은 단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채로 살아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도로를 꽉 채운 배달 오토바이들을 보고 환경 오염과 기후 위기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깨달았습니다.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가장 먼저 일상 생활부터 바꿔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샴푸바를 쓰고, 장바구니와 텀블러를 꼭 챙겨 다녔으며, 분리수거에 집착했죠. 환경 도서만 골라 읽으며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환경을 덜 오염시킬 수 있을지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읽는 책마다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기후 위기를 막는 데 가장 효과가 좋은 실천은 바로 채식이라는 것 이었어요. 기후 위기 대응에 열중하던 기세를 봐선 당장이라도 고기를 뚝 끊을 것처럼 보였던 저는 처음으로 망설였습니다.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해 일상 생활 속 물건들을 주저 없이 갈아치운 제가, ‘채식’ 앞에선 자신감을 잃었습니다.

 

정확히 채식의 어떤 면이 저를 주저하게 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매 끼니 고기를 걸러 내기가 귀찮아서, 혹은 남들 앞에서 유난 떠는 사람처럼 보이기 싫어서 등의 이유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찌됐건 채식은 자칭 ‘환경 지킴이’가 되고 싶었던 스스로에게 유일한 오점이 되었고, 이 오점을 굳이 알리고 싶지 않았기에 채식은 언급하기도 껄끄러운 마음 한 켠의 짐으로 존재해왔습니다.

 

다행히 환경에 대한 관심은 지켜오던 중 환경운동을 하는 비영리 단체에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주변에 채식인, 채식 지향인, 채식 경험인이 많아졌습니다. 채식 식단을 공유하거나 함께 만들어 먹는 일이 잦아졌고, 단체 식사를 할 때에도 채식 메뉴가 있는 식당을 찾았습니다. 주변 환경의 변화는 점차 저에게도 옮겨져, 채식 옵션을 선택하거나 고기 대신 버섯이나 두부로 요리하는 횟수가 늘어갔습니다. 채식을 어릴 적 두려워했던 침대 밑 괴물처럼 느꼈던 마음도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기후식을 받아들일 준비를 마치고 기후미식클럽에 신청서를 제출하며 딱 두 가지만 얻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기후식이 어렵지 않고 잘 지켜갈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과 서로 다른 곳에서 살던 아예 모르는 사람들이 기후식이라는 공통분모 하나로 모이고 소통하며 생기는 연대감.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채식이라는 벽 앞에서 저와 비슷한 것을 찾고 있다면, 뒤에 설명할 활동 과정과 내용을 보고 용기를 얻으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1회차 - 나만의 기후미식 방법을 정의하기


어느 무더운 목요일,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1회차 모임을 가졌습니다. 모임장이었던 람님이 기후 미식과 이 모임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들을 설명해 주셨고, 기후미식노트와 <기후 미식> 도서도 함께 훑어봤습니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 별명을 통해 서로를 간략하게 소개한 후 2명씩 짝을 지어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우선 어제 하루 동안 몇 시에 무엇을 먹었는지, 제일 좋아하는 음식과 그 이유는 무엇인지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숙이님과 짝이 되었는데, 우리는 우연히도 지금 가장 생각나는 음식이 겹쳤습니다. 바로 애호박 고추장 찌개였어요. 숙이님은 6.25 전쟁 때, 하루 종일 피난을 다니다가 온 가족이 모여 끓여 먹었던 찌개가 그렇게나 꿀맛이었다는, 숙이님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저는 자취 후 처음으로 엄마가 해줬던 기억을 살려 끓여본 애호박 고추장 찌개가 너무 맛있어서 뿌듯했다는 이야기를 들려 드렸습니다. 김치찌개처럼 흔한 음식도 아닌 이 찌개가, 오늘 처음 본 사람과 나를 연결시켜줬다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동시에 음식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끼게 되었죠. 음식은 세대를 연결해주는 통로임과 동시에 나의 개성이나 가치관을 드러내는 창구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먹은 음식을 나머지 모임원과 공유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전 날 회식에서 치킨에 맥주를 마시고 온 터라 괜히 찔리는 마음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제 식단을 발표했는데요. 당연히 제가 가장 기후식에서 벗어난 식사를 했으리라 예상하고 모임원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의외인 부분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저처럼 육식을 한 분도, 완벽한 기후식을 실천한 분도 계셨지만, 거의 모두가 자신감 없는 표정으로 모임장인 람님의 눈치를 보듯 말을 이어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모습을 보고 어쩌면 근거 없을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내가 완벽하기 때문에 기후미식클럽에 들어간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죠. 나의 식단이 지금 완벽한 기후식이 아닌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어쩌면 완벽한 기후식이란 없을 수도 있다. 지금 완벽하지 않음을 자책하고 숨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유하고, 더 나아지기 위한 대안을 찾는 것이 이 모임의 진짜 목적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후 회차에서도 완벽한 기후 식단을 행하지 못했다고 발표할 일이 많았는데요. 매번 주눅 들지 않고 말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렇게 나와서 함께 이야기하는 것 만으로도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해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돌아와 나눠 받은 기후미식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기후미식일기장에는 끼니마다 먹은 메뉴, 식사 시간과 함께 그 날의 기후미식 점수와 느낀 점을 적을 수 있도록 되어있었습니다. 일기를 쓰며 ‘내가 이랬다고?’라고 가장 많이 느낀 부분은 다름 아닌 식사 시간이었는데요. 회사에서 주어지는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온전히 내가 챙겨 먹어야 하는 저녁식사는 불균형한 식단도 식단이지만, 시간이 정말 들쭉날쭉이었습니다. 어느 날은 4시에, 어느 날은 10시에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또 어느 날은 15분 만에 급하게 끼니를 때우기도, 유튜브를 보며 2시간 가까이 밥을 먹기도 했습니다.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의 중요성도 못 느끼면서 지구를 위한 기후미식을 한다는 말 자체가 모순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우선 식사시간을 정해놓기 시작했어요. 6~8시 사이에 40분 내외로 시간을 정해놓고 나자, 남는 시간에 그 외의 일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 난 김에 있는 재료로 대충 해먹는 것이 아니라, 미리 식단을 계획하고 부재료를 사와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일상의 중심이 잡히자 보다 맑은 정신으로 기후식과 그 의미에 대해서 집중할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주말 마다 기후미식일기를 작성하며 한 주의 마무리로 내 일상도 동시에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지구를 위해 시작한 일이, 결국 내 생활을 바로 세워주다니 이상하면서도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2회차 - 이렇게 맛있는데 기후에도 좋다니!


퇴근 후 3호선을 타고 을지로로 향했습니다. 모임원들이 직접 찾아보고 결정한 기후미식당, ‘지금 여기가 맨 앞’에 가기 위해서였어요. 모든 메뉴에 채식옵션이 있는 이 식당의 이름은, 사장님이 좋아하는 시의 한 구절을 따온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해 메뉴판을 정독했는데, 채식이라고 해서 샐러드만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선입견을 깨듯 파스타며 리조또며 일반 양식집과 다를 바 없는 메뉴 구성이 인상 깊었습니다. 실제로 비슷한 사례도 있었는데요. 모임원 중 한 분이 모임 시간 직전까지 친구와 함께 있다가, 식사 시간이기도 하니 모임에 같이 가자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고 하셨습니다. 근처에서 순댓국을 먹으며 기다리고 있겠다고 하셨다고 했는데요. 친구와 함께하며 새로운 음식도 먹어볼 수 있는 기회인데, 제가 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직 채식이 낯선 이들에겐 장벽이 높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는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큰 테이블에 둘러 앉아 함께 근황을 나눴습니다. 누군가는 클럽을 시작하며 페스코를 실천해보고 있다고 했고, 또 누군가는 제주도 여행 중에도 기후식을 실천해봤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더라는 이야기를 나눠주었습니다. 아직 2회차 이지만 벌써 제법 기후미식가스러운 서로의 모습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웃고 떠드는 사이 주문한 메뉴가 나왔는데요. 메뉴 중에 북어가 들어간 페스코 식단의 메뉴도 하나 있었으나, 이왕 기후미식클럽으로 모인 만큼 올 비건을 시도해보자며 모든 음식을 채식으로 시켜보았습니다. 순서대로 나온 음식들은 모두 맛이 훌륭했습니다. 주변 접시에 음식을 덜어주고, 음식을 권하는 다정한 분위기는 마음까지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채식이라고 해서, 간이 약하고 배부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기름진 음식을 배불리 먹은 저녁이었습니다.

 

3회차 - 기후식 = 비건? 모르는 말씀!


1회차에 이어 다시 한 번 삼각지에서 모였습니다. 이 날은 모임방에 들어서니 책상 위에 농산물이 잔뜩 올라가 있었습니다. 가지, 토마토, 느타리버섯, 애호박까지 모두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재철 식재료들이었습니다.


 

늘 그렇듯 자리에 앉아 근황을 먼저 나누었는데요. 회차가 진행될수록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시간에는 각자 읽어온 기후미식 책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양한 내용의 책이었지만, 각자 읽고 인상 깊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달랐습니다. 어떤 점에서 인상 깊다고 느꼈는지, 그 점에 대해 다른 모임원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저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성장을 향한 한국인의 집착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채식에 대한 부정적 인식 중 가장 큰 비중은 바로 성장기 아이들에게 불균형한 식단을 줄 수 없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입으로는 최소한의 단백질은 먹어줘야 한다면서, 식탁을 보면 고기만이 넘실거립니다. 빨리 상품화되어야 하는 가축들에게 먹이는 성장촉진제를 생각하면, 과한 동물성 단백질 섭취는 결코 몸에 좋을 수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아이들은 이른 초경을 겪고 어른이 되어선 만성질환과 암을 얻게 됩니다. 이런 내용은 저에겐 꽤나 충격으로 다가왔는데, 제 주변에서 비슷한 사례를 본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5년여 전 쯤 아는 분의 딸이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생인데 벌써 초경을 시작했다며, 매일 걱정에 눈물 짓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유명하다는 한의사에게 데려가봤지만 별다른 방도도 없었다고 합니다. 급한 대로 민간요법으로 알려진 방법들을 시도해보았으나 그 마저도 이미 시작한 초경을 멈출 수는 없었는데요. 민간요법 중 하나인 조를 넣어 만든 밥을 먹고 있던 아이의 모습이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그 당시엔 마치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처럼 왜 하필이면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생각을 했지만, 책을 읽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마치 산에 담배꽁초를 버려놓고 왜 산불이 났을까 건조한 날씨만 원망하는 상황과 다를 바가 없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고기를 먹는다고 해서 무조건 성장촉진이 되진 않을 것입니다. 생활 환경이나 유전에 따라 차이가 있겠죠. 하지만 사회적으로 육식을 이렇게나 추천하는 분위기에서 우리의 미래 세대들이 어떤 변화를 겪게 될지는 불보듯 뻔한 일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식물성 식품도 가공 상태에 따라 단계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예를 들어 으깬 감자, 깎아 놓은 사과 등은 당연히 거의 생 그대로의 식품이라고 생각했는데, 1차 가공품이라고 나와 있었습니다. 그냥 가공식품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고도 가공식품이란 것을 알게 된 후 어떤 식품을 먹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결국엔 가공식품을 끊는 것이 아니라, 고도 가공식품의 양을 줄이는 것이 맞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기후식을 처음 접했을 때 했던 고민과도 맞닿아 있었습니다. 그렇게 책 이야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오늘 받은 식재료로 무엇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는 발걸음이 가벼움을 느꼈습니다.


4회차 - 소감을 나누며


어느덧 마지막 회차가 되어 삼각지의 어스어게인 파티룸에서 모임원들이 둘러 앉았습니다. 오늘은 포트럭 파티 형식으로 모두가 기후식을 조금씩 가져오기로 한 날이었어요. 저는 이 날을 위해 미리 빚어둔 부추만두를 싸갔습니다. 부추만두는 이북식 만두로, 부추와 두부 딱 두 가지 재료로 빚습니다. 저는 지난 회차때 받아온 애호박도 조금 넣었습니다. 가져온 음식을 한 데 모아보니, 나박김치, 커리, 비건빵 등으로 기후식 한 상이 차려졌습니다. 식사 자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 것은 모임원들의 이야기였습니다. 4주간 어떤 마음으로 임했고, 마지막으로 기후미식 메뉴를 고른 이유와 방법 등에 대해서 말이죠. 돌아가며 이야기를 하다가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저는 외식을 주로 하는 1인 가구였습니다. 요리를 해먹기보단, 밖에서 누군가와 함께 먹고 들어오거나, 집에서 먹을 음식을 사서 들어오는 형식이었죠. 집에서 음식을 해먹으려고 해도, 남은 식재료를 제 때 처리하지 못해 아깝게 버리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악순환이 기후식을 하며 고리가 끊어졌다고 느꼈습니다. 친구와 식사를 한 번 해도, 기후식으로는 외식이 어려우니 집으로 사람들을 많이 초대했습니다. 함께 요리해 먹으며 기후식이라는 개념도 전할 수 있었고, 오히려 더 깊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어요. 1인가구로 지내며 집에 외롭게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이젠 많은 부분이 채워졌다고 느낍니다. 또 요리를 해먹으니 엥겔지수가 낮아지는 예상치 못한 이점도 생겼습니다.

 

1회차에서 치맥을 먹었다고 머뭇거리며 말하던 때를 떠올리면, 생각지도 못했던 긍정적인 변화들이 생긴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기후식을 지키려고 제 자신을 얽매지 않고 잠시 다른 길로 샜다가도 결국 바른 길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중요한 것은 꺾였지만 계속 하는 마음이니까요. 제 이야기를 듣고 많은 분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해주셨어요. 역시, 지구를 살리는 일이 나를 살리는 일이란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활동을 마치고..


마지막 모임을 끝으로 딱 한 달이 흘렀습니다. 저는 언제나처럼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내일 점심을 위해 기후식 도시락을 싸고, 한 끼 주춤했다고 기죽지 않고 다음 끼니는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 고민합니다. 기후미식클럽에 처음 신청하며 얻고자 했던 자신감과 연대감은 오래도록 저에게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4회차 모임에서 고마리님이 우리 모임과 주제가 상통한다며 동화책을 한 권 가져와 읽어주셨습니다. <지구 레스토랑>이라는 동화책이었는데요, 지구멸망 후 먼 미래에 떠나온 지구를 그리워하며 아름다운 지구의 사계절 맛을 요리로 만든 레스토랑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지구인들도 이 갚진 아름다움을 하나하나 아껴 먹었겠죠?” 라는 구절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는 말로만 환경을 지키자고 하지 정작 지구의 아름다움을, 일상의 소중함을 미처 다 깨닫지 못한 채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고요. 그러니 우리도 더 늦기 전에 봄날의 햇살을, 여름의 싱그러움을, 가을의 쾌청함을, 겨울의 포근함을 지킬 수 있도록 기후미식을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완두